GWTW 2007년 01월 27일 23시 28분

스칼렛 vs 멜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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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TV에서 3번 넘게 본 기억이 난다. 그래도 매번 또 보고 싶어서 기다렸다가 보고는 여운이 가시지 않아 책을 읽곤 했다. 어젯 밤에 DVD 본것 까지 하면 10번은 족히 봤지 싶다. 10번을 읽으면 상대를 말라고 했던 삼국지는 아니지만, 고전의 대열에 오르는 책이다 보니 10번정도 보고나니 할말이 생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의 주인공은 스칼렛 오하라이지만 - 특히 영화는 등장인물 4명이 축이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어느 한명이 없더라도 이야기가 전개될 수 없는 중요한 인물들이다. 스칼렛, 멜라니, 레트 버틀러, 에쉴리..

오늘은 이 4명중 스칼렛과 멜라니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어렸을 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면 스칼렛 때문에 열에 들떴던 기억이 난다. 책을 보면 스칼렛의 행동이 답답하고 안타까워서 더 이상 읽지 못하고 책을 덮은 적도 많고, 영화를 보면 스칼렛 때문에 흥분하고 스칼렛과 공감해서 흥분하고... 하여튼 그렇다. 마치 영화 속에 나오는 모든 남자들, 심지어 레트 버틀러 까지 스칼렛에게 매혹되듯 영화 밖의 나도 스칼렛에게 매료되었던 것 같다.

신은 스칼렛에게 정말 많은 선물을 부여했다. 미모와 매력과 에너지와 영리함과 건강 까지... 아마 주위에 그런 넘쳐나는 재능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영화속 다른 사람들 처럼 질투어린 시선으로 스칼렛을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공평한 신은 스칼렛에게 사랑에 대한 무지함을 선사했다. 그 결과 스칼렛은 늘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놓치고 살아가게 된다. 그래서 외롭고... 물론 외로움 따위 개의치 않는 여자다.

스칼렛은 모든 걸 손에 쥐고 흔들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여자다. 한번 움켜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뺏기지 않는 고집과 힘이 있었다. 아마 평범한 사람이 자신의 손에 움켜쥔 것만 가지고 살려 한다면,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일들 때문에 괴로워 하며 살 것이다. 하지만 결국 내 손에 있는 것만 내 것이 되는 세상에서 살았던 것이 아닐까. 스칼렛의 그릇이 커서 손에 들어 있는 것이 컷으니 망정이지, 일반인 같으면 쪽박차고 궁상맞기 쉽상이다.

스칼렛의 이런 성격은 멜라니와 정말 대조적이다. 멜라니는 손으로 잡는 것이 아니고 가슴으로 끌어안는 여자다. 두 팔을 벌리고 퍼주는 사람이다 보니 내것이 다 나가지만 대신 세상을 품을 수 있는 사람. 그래서 모든 사람이 존경하는 사람. 레트의 말대로 가장 완벽했던 사람이다. 멜라니가 영화 끝에 죽는 것은 어찌보면 필연적인 일일지도 모른다. 짧은 생을 살아야 하는 운명이었기 때문에, 살아 있는 동안 세상의 이치를 일찍 터득하고 자비롭게 살다간 것이 아닐까.

실제로 이러한 두 캐릭터들은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보통은 두사람의 성격이 섞여 있기 마련이지 이렇게 양 극단에 서 있는 사람들은 그야 말로 영화에 나올 법한 캐릭터들 아닌가. 하지만 둘 다 사랑스럽고 강하고 멋있게 시대를 끌고간 여성들이다. - 세월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세월을 끌고간 사람들.

과연 나는 어느 쪽 성향이 더 강할까. 스칼렛일까 멜라니일까.
어려서 부터 유교 문화를 배우고 중도가 중요함을 공자님께 누누히 배운터라 감히 중도 이외의 정답을 말하기 힘들지만, 이렇게 영롱하게 자신의 색깔을 뿜어내며 사는 것도 멋진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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